2년만에 돌아온 '그 녀석'
버거킹에서 새로 출시한 제품은 '트러플 머쉬룸 와퍼'다. 그런데 이 제품 순수하게 신제품은 아니고 단종되었다가 다시 출시하는 제품이다. 기본적으로 '와퍼'라는 점에서 큰 기대감이 없을 수 있지만 트러플 머쉬룸 와퍼는 다른 와퍼 신제품들과 살짝 다르다.
후기
가격은 세트 기준 12,500원으로 저렴한 편은 아니다. 일반 세트도 10,500원인 것을 감안하면 더블이라서 더블로 비싼 것은 아니다. 게다가 반드시 트러플치즈프라이로 교환해야 하니까 400원은 고정적으로 추가된다고 생각해야 한다.
맛은 지금까지 나온 버거킹 와퍼들 중에 가장 '완성도' 있었다. 버섯볶음이 들어간 버거는 대부분 성공하는데 와퍼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다만 너무 반가운 마음에 더블을 시도한 것이 오히려 아쉬웠다. 와퍼 패티의 향이 너무 강해 버섯과 트러플 소스를 제대로 즐기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더블 트러플 머쉬룸이라고 하여 소스도 더블일 것 같았는데 그게 아닌 듯 하다. 만일 다시 구매한다면 일반 와퍼 또는 와퍼 주니어도 아주 훌륭한 선택이 될 것 같다.
그리고 꼭 트러플 치즈 프라이를 먹어야 한다. 버거킹의 사이드 메뉴 중 이것을 뛰어넘는 것은 없다. 치즈와 트러플소스의 조화가 무척 아름답다. 개인적으로는 400원 내고 세트 메뉴에서 변경하는 것 뿐만 아니라 트러플 치즈 프라이를 추가 주문하는 것도 좋아한다.
여담으로는 디아블로 소스와 너겟킹의 조화가 별미였다. 너겟킹의 경우 이벤트를 빈번하게 하지만 그냥 먹기에는 심심하다. 디아블로 소스와 함께 한다면 색다른 즐거움이 될 것이다.
잡설
사실 이번 트러플 머쉬룸 와퍼의 복각은 나에게 큰 의미가 있다.
때는 내가 미국에서 쉐이크쉑 본점을 다녀온 후 햄버거가 최애 음식의 반열에 들어섰을 시기였다. 한국에서 먹는 쉐이크쉑은 본점에 비해 터무니없이 아쉬웠기에 차라리 다양한 프렌차이즈에서 다양한 햄버거를 종류별로 타파하고 있었다. 그러다 어느날 버거킹에서 만난 '트러플 치즈 후라이'. 사이드 메뉴임에도 불구하고 그 맛이 기대를 아득히 넘어버린 것이다. 패스트푸드점에서 이런 음식이 있다니! 자극적이지만 그래도 트러플 이름값을 하는구나! 고급진 맛이 참 좋구나!
그러다가 문득 왜 버거에는 없을까...? 하는 의문이 생겨 메뉴판을 본 순간 트러플 머쉬룸 와퍼의 존재를 그제서야 알게 된 것이다. 맛의 석박사들은 바보가 아닌데 어찌 이 맛있는 소스를 감자튀김에만 올렸겠는가? 다음번 방문에는 기필코 먹어보리라. 하는 다짐을 뒤로 다시는 메뉴판에서 트러플 머쉬룸 와퍼를 찾아볼 수 없었다. 내가 트러플 머쉬룸 와퍼의 존재를 깨닫고, 먹고자 하는 의지를 다잡은 그 순간 단종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리고 확인사살이라도 하듯 얼마 되지 않아 트러플 치즈 프라이마저 메뉴에서 자취를 감추고 만다.
나는 그 이후로 한동안 버거킹을 찾지 않았다. 가해자 없는 피해자, 배신자가 없는 배신감, 소유한 적 없는 상실감. 공허한 마음은 다른 햄버거집으로 내 발길을 돌렸고, 다시 버거킹을 찾은 것은 꽤나 시간이 흐른 뒤였다.
결국 다시 돌아온 트러플 머쉬룸 와퍼. 돌아온 탕아를 따뜻하게 맞이해 주는 일은 보람찬 일이다. 한 번 상실의 아픔을 겪은 나는 언제든지 메뉴들이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알지만... 이번 버거와 사이드만큼은 꾸준히 즐겨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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